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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카페로 알려진 ‘얼스어스(Earth us)’의 길현희 대표가 창업 7주년을 맞아 에세이집 <용기 있게 얼스어스>(유유히)를 최근 펴냈다. 앞 문장에는 추가로 소개할 내용이 있다. ‘제로웨이스트’란 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서 쓰레기를 줄이려는 세계적인 움직임(캠페인)을 가리킨다. 카페 이름인 ‘얼스어스’는 ‘for earth for us’(지구를 위하는 일이 우리를 위하는 일이다)의 줄임말로 길 대표가 “커피를 통해서 환경 메시지를 전달하 환승론대출 고자” 만든 표현이다.책 제목 <용기 있게 얼스어스>는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얼스어스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포장하기 위해 손님들이 다회‘용기’를 들고 오는 행위를 용기 있는 일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길 대표가 치킨집보다 많다는 카페를 창업, 7년간 버티면서 얼스어스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온 과정에서 ‘용기’가 필요했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다.얼스어스는 201 지역농협대학 7년 11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처음 문을 열었고, 2020년 11월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서촌점을 열었다. 2019~2020년 1년간 부산점을 운영했다. 2023년 6월 문을 연 세컨드 브랜드 ‘성수 얼스케이크베이크샵’은 올해 3월 문을 닫았다.‘지구 위하는 일이 우리 위하는 일’지난 11월 25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얼스어스에서 길 대표를 만났 정부서민대출 다. ‘얼스어스’의 시작은 어디부터였을까. 길 대표는 ‘카페’라는 공간을 좋아해서 대학 때부터 몇 곳의 카페에서 일했고, 새로운 카페가 문을 열면 찾아가 머물렀다. 그래도 카페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있다면, 커피 만드는 일은 잘하는 일이었던 것 같아요. ‘잘하는 일 쪽으로 파보자’ 한 것이었죠.”2014~2015년 무렵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 카페들에서 일회용품 플라스틱 컵에 종이컵을 포개 홀더(받침)로 쓰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다.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쓰는 가게도 많았다. 길 대표는 그런 유행이 싫었고, 유튜브·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직접 내린 커피를 예쁜 잔에 마시는 영상을 올렸다. “소비자에게 먼저 예쁜 잔에 담아 마시는 니즈(필요)가 생겨 카페 사장님들이 어쩔 수 없이 다회용잔 소득공제통신비 을 사용하게 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호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광고회사 인턴으로 일하던 2017년 봄 카페모카 제조 영상이 ‘히트’를 쳤다. 어느새 ‘홈카페 바리스타’라는 수식이 붙었다. 커피 만드는 일이 자신이 ‘잘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온라인뿐 아니라 직접 카페를 열어 이런 메시지를 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그가 무포장 카페를 열기로 했을 때 국내에선 제로웨이스트란 말조차 생소했다. 국내에 이 말이 언제 처음 쓰였는지 ‘빅카인즈’(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에 검색했더니 2010년 전후로 지자체들의 ‘쓰레기 처리’와 관련해 드문드문 나왔다. 길 대표 또한 열심히 찾아봤지만 벤치마킹할 사례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남들이 그런 카페를 하지 않는 데도 이유가 있었을 텐데, 왜 이 길을 선택했을까.길 대표는 어려서부터 환경 감수성이 예민한 편이었다고 했다. 그는 “물 한 방울도 아껴 쓰는 집안 분위기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물’만 봐도 이 물을 영원히 다시 만날 수 없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직업관과도 맞았다. 그는 “열심히 일할수록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고 했다. “상업 광고를 만들다 보면 아무래도 물건을 많이 사도록 독려해야 하니까, 제가 지향하는 것과 맞지 않으니까 일로서 재미가 없었어요.”얼스어스는 제로웨이스트 카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불편함을 최소화하려 여러 방법을 고안했다. 냅킨 대신에 손수건을 매일 빨아 비치했다. 빨대를 쓰지 않는 대신 아이스 음료는 와인잔에 담아냈다. 크림이 올라간 음료는 높이가 낮은 온더록스 잔에 담아 숟가락으로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길 대표는 케이크의 계란 맛이 싫어 스스로 개발한 레시피로 ‘얼스케이크’를 만들었다. 제철 과일이 올라간 얼스케이크들이 얼스어스의 고유 상품으로서 입소문이 났다. 작은 카페 매장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어느 날 한 손님이 그릇을 가져오면 케이크를 포장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번거로운 포장법’의 시작이었다. 김치통, 반찬통, 냄비, 프라이팬 등 용기를 가져오면 얼스어스의 케이크를 포장해갈 수 있다.



국내 첫 제로웨이스트 카페로 알려진 ‘얼스어스’에서는 다회용기를 가져오면 얼스케이크를 포장해갈 수 있다. 반찬통, 김치통, 냄비 등 다회용기는 다양하며 ‘번거로운 포장법’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났다. 유유히 제공






‘얼스어스’ 매장 안에서는 냅킨 대신 손수건을 비치해 둔다. 정지윤 선임기자


2018년 중국이 쓰레기 수입금지 조치를 하면서 한국은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을 겪었다. 길 대표는 “그때 미디어에서 온통 쓰레기 관련 뉴스가 쏟아졌는데 그 일을 계기로 사람들 사이에서 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던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어떤 분들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도록 더 실천적인 방향으로 갔고, 오히려 이런 분위기에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늘어난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과격한 운동으로서 환경 이야기를 하면 반발심이 들기도 하잖아요. 저는 강요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얼스어스에서는 그런 것을 크게 느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읽길 바랐어요.”‘하다 보면 어떻게든 버텨지거든요’얼스어스가 환경단체가 아니니 수익을 많이 내는 것 또한 분명한 목표다. 얼스어스의 운영 방식을 불편하다고 말하는 손님도 있고, 유난스럽다는 시선을 느끼기도 한다. 길 대표는 처음 몇 년 동안은 음료와 케이크를 더 많이 팔겠다며 하는 행위가 쓰레기를 양산하는 소비를 촉진하는 것 같아 꺼려지기도 했다. 길 대표는 “우리 가게가 잘 되면 이 메시지에 더 귀 기울여주지 않을까, 그렇다면 가게가 잘 되는 것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열심히 하는 행위에 죄책감을 느끼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내 가치관이 변한다면 다른 길도 갈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를 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쓰레기 매립장 문제부터 바다 생물의 수난사까지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보면 이제 제로웨이스트는 ‘갈 수밖에 없는 길’이다. 2022년 유엔총회에서는 매해 3월 30일을 ‘제로웨이스트의 날’로 정하고 가정부터 기업, 정부 기관 등을 향해 행동을 촉구했다. 국내에서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카페뿐만 아니라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하는 여러 상점이 생겨났다. 그러나 환경부는 지난해 5월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등에 대한 사용 규제 계획을 철회했다.지난 7년간 ‘큰 변화’까진 느끼지 못했다고 길 대표는 말했다. “얼스어스는 처음에 미디어에서 주목을 해줬기 때문에 그 방식을 유지해올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더 엄격했던 것 같다고 생각해요. 얼스어스에서 커피를 다회용기에 포장해가면 2000원 할인해주는데도 그렇게 호응이 높지는 않아요.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건 쉽지 않아요. 정책 기조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국내 첫 제로웨이스트 카페 ‘얼스어스’ 전경 / 정지윤 선임기자


<용기 있게 얼스어스>는 작은 매장에서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청년 사장의 분투기라고도 할 수 있다. 얼스어스 부산점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와 맞물리기도 했고, 서울 매장 직원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1년만 하고 문을 닫았다. 성수얼스케이크베이크샵은 식사빵을 팔면서 친환경 포장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고, 규모도 100평에 달하는 대형 매장이었다. 매출은 높았으나 유지비를 계속 감당하긴 어려웠다. ‘실패’를 인정하고 문을 닫았다. 1년도 안 된 매장을 철거하면서 “환경을 위한다는 스스로가 위선처럼 보일 정도로” 길 대표에게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했다.“처음에 카페 한다고 했을 때 2년 넘기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는 길 대표는 7년간 얼스어스를 유지하면서 매장을 확장할 수 있었던 동력으로 “일 잘하는 팀원들”과 “관심을 기울여준 단골손님들”을 꼽았다. 직원은 일 잘하는 것을 우선으로 뽑았는데, 뽑고 보면 ‘개그 코드’도 잘 맞았다고 했다. 손님들도 카페에서 재미를 느끼길 바랐다. 얼스케이크의 이름은 웃음 포인트다. ‘peach못할8월의요거트케이크’(복숭아 요거트 케이크), ‘화가난다화가나맛있어서너무화과요거트케이크’(무화과 요거트 케이크) 등의 긴 이름의 케이크를 주문하기가 만만찮다. 혀가 꼬인 손님도 있고, 일행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한 뒤 주문하러 온 손님도 있었다고 한다.길 대표의 첫 책이 된 이 에세이집을 누가 읽길 바랄까. “첫째로 얼스어스를 같이 사랑해준 손님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로 실패가 무서운 분들이요. 저도 무서웠고 한번 해보면서 더 무서웠어요. 그래도 하다 보면 어떻게든 버텨지거든요.”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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