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첫 화상 정상회담 합의… 한반도 정세도 논의되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내 화상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한반도 안보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정체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북핵 문제에 새로운 동력이 제공될지도 지켜볼 일이다.6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스위스 취리히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연내 화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다만 구체적 시점은 미정이고, 정상회담 의제도 더 조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어떤 논의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반도 이슈는 미국과 중국의 의견이 엇비슷한 몇 안 되는 국제 현안으로, 양국 모두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해 왔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여러 분야에 있어서 경쟁 내지 갈등적 측면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역 안보와 안정, 한반도 문제는 미·중이 협력해야 할 영역이라는 데 양국은 물론 우리도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서 미국과 중국간 대화와 협력 분위기는 기본적으로 한반도 정세, 남북 관계에서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이 이번에 큰 틀에서 북한비핵화 및 제재 이행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북한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문재인 대통령이 9월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하는 데 미국이 부정적 입장이라 논의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특히 미·중 간에 안보·통상 등 양국의 갈등 관리에 할애할 시간도 부족해 북핵 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양국과 관련된 논의에만 집중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식사와 별도 비공개 회담 등을 추진할 수 있는 대면형식이 아닌 ‘단발성’ 화상회담이라는 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한반도 정세가 양국의 회담 테이블에 오르지 않더라도,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갈등 상황이 누그러진다면 한국의 외교적 활동 반경이 넓어질 수 있어 우리 정부로서는 회담 자체가 호재일 수 있다. 그동안 한국은 최대 안보 동맹인 미국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사이에서 난처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적잖았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가 논의되자 중국 측이 민감하게 반응한 게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