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6 연식변경 모델 출시…4870만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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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지난주 원·달러 환율 한때 1399원까지 급등…연고점 경신18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1차 저항선’으로 불리는 1300원을 뚫었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1390원대로 급등해 ‘2차 저항선’인 1400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8.3%로 시장 예상치(8.0%)를 상회하자,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20~21일(현지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넘어 ‘울트라스텝’(금리 1%p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이번 환율 폭등은 경제 위기가 찾아오기 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일주일 사이 50원 가까이 뛰면서 1400원에 가까워졌다. 지난 1997년 ‘자율변동 환율제’ 도입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1997~1998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단 두 차례 뿐이다.일례로 금융위기 당시에는 위기가 발생한 뒤 금융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감에 환율이 뛰었는데, 지금은 위기 상황이 아닌데도 환율이 위기 수준인 1400원 턱 밑까지 치솟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힘입어 미 달러화가 원화는 물론 엔화나 금 등 전통적인 안전 자산들에 비해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환율 급등은 이례적…경제는 위기 아냐”이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과 예상하지 못한 전쟁이 초래한 고유가와 유럽의 에너지 위기,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우리나라 무역적자 확대 등의 악재가 글로벌 달러화 강세 환경을 조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위기 수준인 1400원까지 폭등했다고 해석하고 있다.앞서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저금리·저물가 기조 속에서 금융 시스템이 무너질 것이란 우려에 금융시장에서 달러 경색이 나타나면서 환율이 급등했지만, 지금은 고금리·고물가 환경에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달러 강세 사이클(국면)이 고환율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지난 50년간 10년 주기로 달러화 강세와 약세 기간이 벌갈아 나타났는데, 지금은 세 번째 달러 강세 사이클이 10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이라며 “여기에 연준의 고강도 긴축, 유럽 에너지 위기, 중국 경기 둔화 등의 대외 악재가 달러 매수 심리를 키우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는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폭등했다고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대외 신인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 8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30~32bp(1bp=0.01%포인트)의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경기 상황은 신용 위기가 발생하거나 달러 경색이 나타난 과거 금융위기와는 다르다”며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폭이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높은 수준인 만큼, 금융시장이 냉각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외환시장에 반영되면서 달러 매수세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다만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무역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점은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8월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76억달러에 달한다. 무역 적자폭이 커지면서 8월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대규모 자본 이탈은 세계 교역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시기에 발생했다”며 “올해 4분기로 가면서 우리 수출 증가율이 꺾일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미국의 금리인상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자금 이탈 압력이 커지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한은, 10월에 두번째 빅스텝 단행할까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일각에서는 한·미 금리 격차를 좁히고 원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추가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말 미국의 정책금리가 높아져 한·미 금리격차가 크게 벌어질 경우 원화 가치가 평가절하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실제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발표한 ‘국제 금융·외환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8일까지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국 파운드화(-4.1%), 중국 위안화(-2.7%), 유로화(-1.0%)의 가치도 떨어졌지만, 원화 절하 폭보다는 작았다.한국은행은 연말까지 금리인상을 지속한다는 입장이지만, 가계부채가 187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 아직까지는 점진적인 인상을 선호하는 상황이다. 추가 빅스텝을 하게 되면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소비와 투자가 꺾이면서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결정을 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도 0.25%p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상황이다. 한 금통위원은 “국내외 리스크 요인을 고려할 때 시장 기대 이상으로 긴축을 하는 것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며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씩 올려야 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