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티라노를 아프리카 사바나에 풀어놓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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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b5A1243 작성일19-05-18 06:11 조회27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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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란에 재밌는 주제가 있길래
짧게나마 글로 써봅니다.
만약 티라노를 아프리카 사바나에 풀어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호흡, 소화 등의 문제는 제외)
렉스 종이 유지될 정도의 수를 방사한다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겁니다.
나이: 10세
6m / 600kg
다들 아시겠지만, 10세 전후 어린 티렉스는 사자와 비슷한 속력의 달리기 선수였습니다.
사자가 사냥하는 동물은 얘도 사냥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덩치가 크니 사자가 무리지어야 사냥 가능한 동물도 혼자 잡을 수 있죠.
600kg 남짓한 이들이 코끼리나 코뿔소를 사냥하진 못하겠지만, 위 크기 표로도 알 수 있듯이 암컷 기린이나 누는 충분히 사냥 가능합니다. 물소도 가능하겠네요.
다만 매복할 곳이 없어 큰 덩치를 숨기지 못해 사냥에 애를 먹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면 아마 다른 포식자가 사냥한 먹이를 뺏겠죠.
어리다 해도 상당한 덩치인지라, 250kg 급 대형 수사자보다도 훨씬 강합니다.
표범이나 치타는 말할 것도 없죠.
600kg 면 하이에나 무리에 혼자 달려가서 난장판을 만들 수 있는 덩치입니다.
현대 아프리카 초원에는 어린 티라노와 대등한 포식자가 사자 무리밖에 없습니다.
수사자가 포함된 사자 무리 네다섯 마리라면, 어린 티라노가 당해내지 못하죠.
하지만 그마저도 티렉스가 좀 더 커지면...
답이 없습니다.
나이: 14세
8m / 2000kg
14세 정도의 티렉스는 8m에 2t으로 몸집이 급성장합니다.
이쯤 되면 암컷 코끼리로만 구성된 무리를 뚫고 들어가 새끼를 죽이고도 남을 덩치죠.
아직 수컷 코끼리를 단독 사냥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수컷 코끼리를 제외하면, 아프리카의 모든 동물을 사냥할 수 있습니다.
위험하긴 하지만, 괴물 같은 코뿔소나 하마도 먹이로 삼을 수 있습니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같은 체중이라면,
대부분 육식이 유리하죠.
다만 슬슬 속력이 느려지고 방향 전환이 둔해져
빠른 소형 포유류를 사냥하진 못합니다.
매복할 곳이 없는 대초원의 특성 상 더 그렇죠.
나이: 19세
12m / 8000kg
티렉스가 성체가 되면, 이들의 적은 다른 티렉스 뿐입니다.
다 자란 티라노에게는 발정기 수컷 코끼리도 그저 사냥감이죠.
사자 무리는 물론, 기린, 코뿔소, 하마, 나일악어, 물소 등은 성체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이들에게 다행인 점은 하나, 티라노보다 빠르다는 겁니다. 반대로 티라노에겐 큰 단점이죠.
성체는 덩치가 너무 커서, 대부분의 아프리카 동물보다 느립니다.
아마 직접적인 사냥 활동보다는 젊은 티렉스나 다른 포식자의 먹이를 강탈하겠죠?
먹이로 삼을 크기의 동물 중에서, 성체 티라노가 사냥할 수 있는 동물은 아프리카코끼리뿐입니다.
현존하는 최강의 지상 동물이 먹잇감이 되는 상황이 온 거죠.
젊은 수컷 코끼리가 근처에 없다면, 암컷과 늙고 어린 개체로 이루어진 코끼리 무리는 티라노에게 걸어 다니는 뷔페입니다.
젊은 수컷 코끼리 여럿이 무리를 보호하지 않는 이상, 무리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습니다.
티렉스 때문에 코끼리들의 행동이 크게 바뀌게 될 겁니다. 영리한 이들은 어린 티라노를 보는 족족 죽이려 들 겁니다. 아프리카의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겠죠.
아무튼 타격이 클 것은 분명합니다.
멸종하는 종도 생길 테고, 개체 수가 크게 줄어 간신히 멸종만 면하는 종도 있을 겁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먹이가 부족해 티라노도 다시 멸종...
굳이 티렉스가 아니라, 중형 수각류만 현생 생태계에 나타나도 타격이 클 겁니다.
재밌는 주제였네요. 뭐, 또 길게 다루려면 굉장히 길게 다룰 수 있는 주제였는데,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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