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기침체 피할수 있다"며 내놓은 비장의 카드는

유류세 면제한다지만 공화당 반대로 실행 미지수…효과도 작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해 하반기까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오판한 뒤 뒤늦게 바로잡은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해안에서 기자들에게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과 통화했다"며 "미국의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난해부터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이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인물이다.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2년 동안 7.5%가 넘는 실업률을 겪거나 5년 동안 5%가 넘는 실업률을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3% 안팎의 실업률을 보일 것이라는 Fed의 전망과 차이가 크다. Fed는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경기전망을 통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올해 5.2%를 기록한 뒤 2023년에 2.6%를 찍고 2024년에 2.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올해말 3.7%에서 내년 3.9%로 상승한 뒤 2024년에 4.1%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서머스 전 장관은 "2년 간 7.5%라는 실업률과 Fed가 밝힌 대로 2024년에 1년 간 4.1%라는 실업률 사이의 간극은 엄청나다"고 지적했다.그는 전날 NBC방송에 출연해서도 "내년 말까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지배적"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을 비롯한 대다수의 투자은행(IB)들도 미국 경제가 올해 말이나 내년 말에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동조하고 있다. 심지어 뉴욕 연방은행도 지난 17일 올해와 내년에 미국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와 Fed 인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전날 옐런 장관은 ABC 방송에 출연해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날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고문인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CBS와 폭스뉴스에 잇따라 출연,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단언했다.블룸버그통신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11월 중간선거에서 미국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할 수 없게 될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플레이션 완화 대책으로 유류세 한시 면제 카드를 내놨다. 그는 "유류세 한시적 면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번 주말까지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유류세 면제를 반대하고 있어 실행될 지는 미지수다. 또한 1갤런(약 3.8L)당 연방정부의 유류세가 18.4센트(237원)에 불과해 기름값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유류세 면제는 중간선거가 끝나면 사라질 것"이라며 "민주당이 정치적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