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매체 "한국 수출규제, 자립도만 높여…적대감 사로잡힌 제재는 역효과"

아사히신문 "일본 조치, 한국 중요물자 국산화 촉진"한국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대일 의존도 '제로'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한때의 적대감에 사로잡힌 제재는 역효과를 부른다"일본 일간 아사히신문은 타국에 대한 경제 제재와 수출규제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그 예로 일본 정부가 2019년 한국에 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언급했다.당시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자국 기업이 감광액(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을 수출심사우대국,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위원회를 꾸리고, 일본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소재와 부품 등의 국산화와 조달처 다각화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2년 반이 지난 현재, 일본이 취한 조치가 한국의 중요 물자의 국산화를 촉진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한국 산업통상자원부의 2월 말 발표를 보면, 한국 제조업의 필수 소재 100개 품목 중 일본 의존도는 2019년 30.9%였지만 2021년에는 24.9%로 낮아졌다.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가한 3개 품목 중 불화수소는 2019년보다 대일 의존도가 66% 감소했고, 포토레지스트의 대일 의존도는 반감됐으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아예 제로가 됐다.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퇴임 회견에서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로 인한 위기를 온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극복해 낸 것을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소·부·장 자립의 기회로 삼았고,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고 발언했다.아사히는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을 언급하면서 "제3국을 경유한 일본 기업으로부터의 뒷문 수입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이 취한 조치로 인해 한국이 일본 이외의 공급망 다변화를 촉구한 건 틀림없다"고 전했다.이 매체는 경제 제재와 수출 규제의 목적은 상대방의 행동을 억제하고 정책 변경을 촉구하는 것이라며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그 결과를 파악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중국의 희토류 대일 수출규제 또한 중국이 스스로 목을 조르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90%대 후반에서 60%대로 하락한 점도 거론했다.일본 의회는 최근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통과시켰다. 국내 중요 물자의 안정공급을 확보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게 골자다.하지만 국산주의를 과도하게 추진한다면 비용이 오르고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아사히는 전망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안보는 결과가 전부"라며 "경제안보법에 앞서 일본의 국력이 어떻게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